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3)

I wanted to write this post in English as Song said to me. But I realized it is impossible for me to do that not because i could't do that, but because it will take too much time.(it is not a excuse or pretext -_-)

그래서 신나게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중간 중간 나타나는 차들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는게 살살 약이 올랐다. 애써 걸어 올라온 오르막길까지의 노고를 스피드로 보상받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그래서 최대한 브레이크를 안 잡고 내리막을 가던 도중, 브레이크를 안잡고는 안 될만한 급경사 커브가 나타났다. 날 앞서가던 후배가 갑자기 슬립을 일으키며 휭 하니 날아가서 바닥에 널부러졌다. 나는 내려가는 도로에 널부러진 걔랑 걔 자전거를 밟고 갈 수는 없었기에 따라가다가 내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마찬가지로 나자빠져 버렸다. 양 손바닥에 적절한 스크래치 몇 개만 생긴 나와는 달리, 걔는 팔꿈치,무릎, 골반에 피가 질질 나는 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자까지도 바닥에 드르륵 갈려서 앞부분이 헤졌다고 한다. 모자를 안 썼다면, 머리로 바닥을 갈았을 것 아냐... 덜덜덜.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정말 허접한 준비로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구급약 따위는 없었다. 후시딘은 커녕 대일밴드 하나 가지고 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부상을 입은 채로 그냥 다음 마을까지 고통을 참고 페달질을 하는 수밖에. 4~5킬로 정도 가니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워낙에나 작아서 약국이나 병원이 없었다. 여기 저기 휘휘 둘러 보는데, 옆에 계시던 아저씨 아주머니 내외가 반갑게도 걱정을 해주신다. 그리고는 차에서 구급약을 꺼내 대충이지만 연고라도 바를 수 있었다. 부산에서 안동으로 놀러가는 길이라시는데, 허허 굉장히 따뜻하게 말씀도 해주시고, 가시면서 잊지 않고 "멋진 추억 만들길 바란다" 라시며 손을 흔들며 사라지시는데. 허허허. cool
한 10킬로 넘게 가니 꽤나 큰 마을이 나와서 약국에서 대충 소독을 하고 치료 및 드레싱을 하였다. 여행이 슬슬 고행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엉덩이에는 이미 불이 난 상태고, 슬슬 허벅지와 무릎에도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부상자까지 생기고... 한가지 다행인 것은 오토바이 수리점에 들러서 이유없이 바람이 빠지던 후배의 앞 타이어를 수리해서 나름 페이스가 빨라졌다는 것.
한 번 내리막길에서 크게 데었던지라 내리막길은 특히 조심하며 의성군으로 향하였다. 오르막길에서는 지체없이 걷고 -_-, 내리막길에서는 슬슬 가고 해서 저녁 무렵에 의성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원래는 목표가 안동이었지만, 우리들의 체력에 거기에 부상까지 당한 마당에 안동은 좀 오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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