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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23 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3)
  2. 2007.10.17 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2) 1
  3. 2007.10.15 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1) 4
  4. 2007.09.28 자전거 여행 - 준비 - 자전거
  5. 2007.09.22 자전거 여행 - 준비

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3)

I wanted to write this post in English as Song said to me. But I realized it is impossible for me to do that not because i could't do that, but because it will take too much time.(it is not a excuse or pretext -_-)

그래서 신나게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중간 중간 나타나는 차들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는게 살살 약이 올랐다. 애써 걸어 올라온 오르막길까지의 노고를 스피드로 보상받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그래서 최대한 브레이크를 안 잡고 내리막을 가던 도중, 브레이크를 안잡고는 안 될만한 급경사 커브가 나타났다. 날 앞서가던 후배가 갑자기 슬립을 일으키며 휭 하니 날아가서 바닥에 널부러졌다. 나는 내려가는 도로에 널부러진 걔랑 걔 자전거를 밟고 갈 수는 없었기에 따라가다가 내 자전거를 집어던지고 마찬가지로 나자빠져 버렸다. 양 손바닥에 적절한 스크래치 몇 개만 생긴 나와는 달리, 걔는 팔꿈치,무릎, 골반에 피가 질질 나는 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자까지도 바닥에 드르륵 갈려서 앞부분이 헤졌다고 한다. 모자를 안 썼다면, 머리로 바닥을 갈았을 것 아냐... 덜덜덜.
앞서 말했지만 우리는 정말 허접한 준비로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구급약 따위는 없었다. 후시딘은 커녕 대일밴드 하나 가지고 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부상을 입은 채로 그냥 다음 마을까지 고통을 참고 페달질을 하는 수밖에. 4~5킬로 정도 가니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워낙에나 작아서 약국이나 병원이 없었다. 여기 저기 휘휘 둘러 보는데, 옆에 계시던 아저씨 아주머니 내외가 반갑게도 걱정을 해주신다. 그리고는 차에서 구급약을 꺼내 대충이지만 연고라도 바를 수 있었다. 부산에서 안동으로 놀러가는 길이라시는데, 허허 굉장히 따뜻하게 말씀도 해주시고, 가시면서 잊지 않고 "멋진 추억 만들길 바란다" 라시며 손을 흔들며 사라지시는데. 허허허. cool
한 10킬로 넘게 가니 꽤나 큰 마을이 나와서 약국에서 대충 소독을 하고 치료 및 드레싱을 하였다. 여행이 슬슬 고행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엉덩이에는 이미 불이 난 상태고, 슬슬 허벅지와 무릎에도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부상자까지 생기고... 한가지 다행인 것은 오토바이 수리점에 들러서 이유없이 바람이 빠지던 후배의 앞 타이어를 수리해서 나름 페이스가 빨라졌다는 것.
한 번 내리막길에서 크게 데었던지라 내리막길은 특히 조심하며 의성군으로 향하였다. 오르막길에서는 지체없이 걷고 -_-, 내리막길에서는 슬슬 가고 해서 저녁 무렵에 의성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원래는 목표가 안동이었지만, 우리들의 체력에 거기에 부상까지 당한 마당에 안동은 좀 오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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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2)

영천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저물었고, 허벅지와 엉덩이는 비명을 마구 질러대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자는 의견을 따라 일단 숙소로 정한 모텔 근처에서 만년 보양식인 삼겹살과 소주 한잔으로 배를 채웠다. 먹기 전에 물수건으로 손을 닦는데, 으~ 더럽게도 물수건이 아주 시꺼매지더라. 지금 내 방 바닥을 닦아도 그 정도로 더럽지는 않을 듯.
숙소에 들어와서는 9시가 되기도 전에 뻗어버렸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해주니 이게 저녁과 함께 먹은 소주랑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온 몸이 노곤노곤하게 녹아서 그대로 다음날 아침까지 침대에 달라붙어버렸다 (침대에 질질 흘린 침과 함께).

#둘째날
원래는 아침 6시 정도에는 일어나서 전날에 가지 못한 거리를 채워야 했지만, 느긋느긋하게 9시에 숙소를 나서서, 꼬박꼬박 아침까지 챙겨먹고 10시가 되어서야 영천 시내를 빠져나왔다.
악몽의 4번 국도와는 좀 다르게 28번 국도는 우리가 상상한 자전거 여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도로였다. 양 옆으로 카페트처럼 깔린 논밭들, 길가의 코스모스들, 가끔 털털거리며 지나가는 경운기까지. 영천 시내를 빠져나오니 길가에서 여기저기서 포도를 팔고 있었다 - 그것도 거봉으로. 우리 셋다 원래 먹는 것에는 인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려서 포도를 파시는 할머니께 포도 몇 송이만 팔아달라고 했더니 박스단위로 팔아야 된단다. 어쩌지 어쩌지 하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상품으로 정렬하다가 조금씩 떨어져 내린 포도알들을 모아 놓은 것을 우리들에게 먹으라고 내 놓으셨다. 그것도 공짜로! 역시 여행은 이런 재미다. 알고보니 할머니도 우리같은 나이 또래의 손자가 있다고 하시더라. 꿀맛 같은 거봉으로 배를 가득 채우고 할머니 짐 나르시는 것 조금 도와드리고 다시 의성군을 향해 출발.

28번 국도가 도로는 한산하고 괜찮은데 오르막길이 장난이 아니었다. 끝이 안 보이는 오르막길. 말이 오르막길이지, 산에다가 살짝 길을 내어 놓은 것 뿐이었다. 1~2km정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자전거 타고 여행을 하는 건지, 등산을 하러 온건지,,, 하지만 [오르막 차로 끝]이란 표지판을 보았을 때의 그 감동! 컵라면을 먹을 때에는 반드시 3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내리막길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르막길의 끝까지 올라야 한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라면은 일단 3분을 기다리면 3분보다 오래 먹지만 내리막길은 오르막길보다 빨리 지나간다는 것. 하지만 내리막길은 짧은 만큼 그만큼 더 즐거우니까.

근데 내리막길은 양날의 검이라서 힘도 안 들고 재밌는 반면, 그만큼 위험하다. 조금이라도 방심해서 속도를 내다 보면 어김없이 자빠짐을 경험할 수 있는데, 솔직히 자전거 여행하는데 한 번도 안 넘어지면 뭔가 하나 빼 먹은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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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1)

원래 계획 없이 살아오기는 했지만, 이번 여행 처럼 계획 없이 떠나보기는 처음이었다. 포항 - 영천 - 안동 - 영덕 - 포항으로 이어지는 여행 경로에서 출발과 도착을 경주로 바꾼게 출발하기 3일전. 도로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대충대충, 몇 번 국도를 돌아야 되는지 정도만 알아놓았다.
거기다 안전장비는 전무. 헬멧을 써야 될 정도로 밟을 수 있는 체력도 없었으나 기본 안전장비는 장거리 라이딩의 필수품인데 그것 조차 잊고 출발하였다. 시작부터 아슬아슬한 여행. 나중에 또 말하겠지만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부족했던 준비가 여실히 드러났다.

아침 8시 반에 차를 타고 경주로 이동. 즐거운 마음으로 영천으로 향하는데, 어라.. 아무리 달려도 경주 시내를 못 벗어나는 거다. 보문단지 한 바퀴 휭 돌고 나니 점심 먹을 때다. 그런데도 아직 경주를 벗어나지도 못하고, 거기에다가 후배 자전거 뒷 타이어에 펑크까지. 랩에서 교수님 몰래 자전거 정비 동영상을 봤던걸 떠올리며 30분이나 걸려 펑크 하나를 때웠다. 다행히 다른 건 다 잊어도 펌프랑 펑크패치, 타이어 주걱은 들고 왔기 때문에 뿌듯한 마음에 다시 길을 가려는 순간. 다시 뒷바퀴 펑크! @@!#!$% 그것 마저 때우고 한 5분 정도 달리는데 이번엔 앞바퀴 펑크! 아, 이건 뭐..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앞바퀴에도 펑크가 두개였었다. 하나는 나중에 발견되지만. 하루에 4개의 펑크.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이다.

여튼 오후 두시가 넘어서야 경주를 벗어났고, 영천까지 4번 국도를 타고 달리는데. 아, 무서운 트럭들.. 그것보다 더 무서운 오르막길들. 체력은 달린지 반나절이 지나자 한계를 드러내고, 엉덩이는 벌써부터 아우성을 치기 시작한다. 언덕길을 죽어라 밟고 올라가다 힘에 부치면 내려서 끌고 올라가기를 반복. 하지만 인생이 다 그러하듯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 내리막길에서의 그 쾌감은! 어렸을 때 범퍼카 탔을 때의 두근거림이랑 비슷해서, 바람 한 줄기 한 줄기에 하악하악거리며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영천에 도착. 하지만 오전에 해댄 삽질 때문에 원래 목표보다 18킬로 정도 덜 가서 숙소를 잡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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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남은거리, 빨간색: 이동거리

자전거 여행 - 준비 - 자전거

원래 여행용 자전거라고 하면 투어링 자전거라고 해서 전용 자전거가 있다. 주로 싸이클(로드바이크) 형태를 가지나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보다 견고한 구성을 가지고, 브레이크나 허브 등 주요 부품이 최대한 저항을 적게 하며 악천후에서도 적절한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게끔 디자인 된 것들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굉장히 비싸다. 게다가 언덕이 많은 탓이라 그런지 몰라도 MTB계열의 자전거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해서 지금 물망에 오르고 있는 자전거는 알톤 스포츠의 RCT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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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자전거인데, 프레임과 핸들등의 부품은 MTB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하고, 바퀴는 싸이클에 사용되는 바퀴를 채용해서 MTB와 싸이클의 특징을 적당히 잘 버무린 종류의 자전거라는 것이다.
싸다. 10만원대 중반이면 구할 수 있다. 게다가 오늘 출근하면서 기숙사 앞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유심히 보는데 RCT 300을 두 대나 발견할 수 있었다. 그만큼 충분히 유명하고 보급된 모델이라는 것. 부품 구하기도 쉬울 듯.

어쨌든 지르자.

자전거 여행 - 준비

10월에는 반드시 자전거 여행을 다녀올거다. 주말을 적당히 걸쳐서 2박3일에서 약간 무리하면 3박 4일로. (물론 교수님 몰래 갔다 와야 하므로 길게 가는 것은 무리일듯) 운동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나이지만, 집에 자전거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자전거 타는건 그렇게도 좋아했다.

금전적으로 볼때 렌트해가지고 가는게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월급도 나오고 했으니 자전거 하나 뽑아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코스는 포항 - 영천 - 의성 - 안동 - (청송) - 영덕 - 포항.. 270km정도.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해낸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 이다. 특히 이번 여행같이 모든 시간을 온전히 나 자신에게 쏟을 수 있는 기회는, 벌써부터 가슴을 옴팡지게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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