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 경주에서 안동으로 (4)

의성에서 안동은 막장 체력으로 점철된 라이딩이었다. 세 명 중에 둘은 무릎이 나가버렸고, 나머지 한 명도 부상. 오르막은 무조건 끌고 올라가고, 내리막에서 쉬엄쉬엄.

그래도 점심먹을 때 쯤에는 안동에 도착해서 무려 안동찜닭까지 먹었다. 체력고갈 및 일정 지체로 인해 여행 중단을 결정. 시외버스를 타고 경주로 오기로 하였다. 버스는 정말 편하더라. ㅠㅠ
이렇게 2박 3일의 짧은 여행기는 끝~ 꽤나 무성의 하다.

# 에필로그
자전거 여행이라고 하면 자아를 찾는 여행, 일상에서 벗어나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으로 여행을 할 거라면 자전거 여행은 절대 말리고 싶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자동차 옆에서 두다리를 혹사시키며 오르막을 오른다는게 그리 여유롭지 않다. 자아고 뭐고 그런거 생각할 틈도 없다. 힘들다.

목표점으로부터 남아있는 거리를 내 두 다리로 좁히는 과정이다. 가끔 자빠질 때도 있고, 쉬었다가 갈 때도 있고, 여행하는 다른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다. 바라는 것 없이 포도를 양껏 주시는 분도 있고, 주변에 핀 꽃과 그 분위기에 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끊임없이 도전해오는 환경에 대해서,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나의 두 다리로 버텨내는 것 뿐이다.
근데 그러한 과정들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들과 매우 닮아있다.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