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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01 문화의 날 -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문화의 날 -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대학원 입학 초에는 달마다 '문화의 날'이라고 해서 연구실에서 회식도 하고, (공짜로) 영화도 한편씩 보는 날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일 중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라곤 한 주의 업무보고를 대신하는 랩미팅과, 오염된 환경에서 죽기를 거부한 랩원들의 생존권이 발현된 랩청소 뿐이다. 그래서 '문화의 날'이라는 건 흐지부지 되었고, 요새는 아예 없다.
 여튼, 오늘은 간만에 연극을 본 날이었다. 평소 목요일에 하던 랩미팅을 어제 (수요일)에 하는 바람에 오늘은 붕 떠서 좀처럼 일도 잘 안 잡히고 있었다. 뭐 없나 하는 찰나에 학교 문화 프로그램에서 주관하는 연극 -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을 보러갔다.
 

 연극은 희극이 재미있는 것 같다. 전쟁세대가 아닌 나로서는 전쟁이 낳은 개인의 불행에 감정 이입이 될 수 없었다. 두 시간이 넘는 공연시간 때문에 두 번이나 시계를 봐야 했다. 각설이 타령을 하는 부분에서는 이야기를 쓸데없이 길게 끌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사회가 낳은 부조리를 헤쳐 나가는 인간의 모습. 전쟁에 참여하는 어느편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정의와 그것에 짓밟히는 개인의 삶. 솔직히 말해서 극작가가 말하려고 한 것을 이정도로 밖에 이해 할 수없었다.


 하지만 역시나 연극은 연극. 배우들의 멋진 연기를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짜릿하다. 연기, 조명, 음악, 관객. 연극의 맛을 살리는, 시나리오 뿐만이 아닌 여러 가지 것들이 잘 짜여졌던 것 같다.


 그렇긴 해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극은 역시 희극이 재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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