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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집에 라디오를 하나 장만했다. 한달쯤 전에 집에 갔는데, 형이 라디오를 사라고 해서. 형이 라디오 방송 일을 하는데 동생이 라디오 하나 없는건 좀 미안한 일이긴했다. 근데 퇴근해서 주로 듣는 방송이 CBS인건 뭔가 좀 더 미안한 일인듯. 인트로만 들어도 "엇!" 하는 노래들을 많이 틀어줘서 좋다.
어쨌든 라디오 덕분에 좋은 노래도 많이 알게 되고, 노엘 갤러거가 내한 공연 한다는 소식도 듣게 되고. 하지만 난 가지 않겠지. 시무룩.
9와 숫자들 신보가 나온줄도 몰랐네..
19년
한창 광석형 노래를 듣고 부르던 그때만 해도 내게 오늘 같은 날이 올까 싶었는데,
광석형이 떠난게 서른 셋일 때였고, 나도 어느새 같은 나이가 되었다.
이젠 정말 광석이 형이라고 해야 할지, 김광석 씨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의 나라면 당시의 김광석씨와 소주 한잔 마시면서 인생이야기 노래이야기 정말 재미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이라든지, 이별이라든지, 청춘, 과거, 미래, 아픔 그런 이야기도 소주 각 일병씩 마시면 부끄럼 없이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소주 한잔에 노래 한곡씩 부르면서..
그렇게 서로 마주 앉아 함께 한잔 마시며 얘기할 수 없으니깐, 뭇사람들이 소주 안주로 제일 좋다고 하는 게 그의 노래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닳도록 들었고, 학부 때에는 목이 터지라고 불러대었던 그 노래들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손발이 다 접힐정도로 오그라들었던 나의 말과 행동들이 그 당시에는 정말 절실했을 거고,
지금 이렇게 늦은밤에 쓰는 부끄러운 글도 나중에 보면 지우고 싶고 오그라 들겠지만, 뭐 어때.
서른 즈음에 요절한 엘리엇 스미스도 갑자기 생각이 난다. 요새 출근길에 흥얼거리곤 했는데.
감수성이 풍부한 예술인들에게 30대란 참으로 가혹한 시기인가 보다.
모든 사람들이 생살로 세상에 부대끼며 고통을 참아내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나름 잘 해냈고 잘 해내고 있어" 정도의 칭찬 혹은 위안을 나 자신에게, 작년 한 해를 부대껴 왔던 나에게 해줬어야 하는데,
못하겠다. 나는 잘 해내고 있는게 없는 것 같고, 그냥 시간만 청춘만 삶만 적당히 허비하고 축내고 소비하고 있는 것 같다. 모자르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 그래, 그 정도 위안은 스스로에게 괜찮지 않을까.
그러지 못한 사람들만 하나 둘 떠올리면서.
혼자 남은 밤 그만 찌질대고 자야지. 너무 깊이 생각하지도 말고.
광석이형 좋은 노래 감사합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생각이 많아지면 용기는 줄어든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한동안은 루틴하게 아무 생각없이 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가끔씩 몇몇 생각들이 송곳처럼 일상을 찔러와 표정이 급 어두워지곤 하나 보다.
회사 사람들마다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본다.
아시다시피 전 원래 무뚝뚝하고 굳은 얼굴이잖습니까, ㅎㅎ 괜찮아요.
올레 TV VOD로 EBS 공감 가을방학 공연을 보고 있다.
듣는 노래가 3여년 전과 별로 바뀐게 없다.
이제 봄인데, 봄비도 오는데,
오늘은 좀 추운지 방에 보일러를 넣었다.
내 몸의 일부가 잘려나간 것 같은 기분이야
스트레스성 위염에 의한 위경련이라고 여러번 진단 받았었지만, 잘못된 진단이었다.
이른바 담당염의 머피's sign이라고 하는 오른쪽 갈비뼈 아랫부분의 통증으로 인해 이번에는 제대로 진단을 받을 수 있었고,
30여년동안 내 몸 전체를 위해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시켜주던 내 쓸개는 적출되었다.
큼지막한 담석 세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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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앞으로 뭘하든 어떤 일이 있든, 세상이 참 무덤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느낌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섞이면서 참 이상한 기분을 만들어 낸다.
실제로 이번 수술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무덤덤했고,
내 삶을 보는 나의 시선은 언제나 말하는 것처럼 뿌연 김이 서린 창문을 통하는 것 같이 격리된 느낌이고.
내 어깨를 가장 짓누르는건 나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기대가 아닐까.
밥벌이는 어떻게든 할 것 같은데, 나를 위해서, 그리고 주변인들을 위해서 내가 좀 더 나은 (남들이 보았을 때 나아보이는) 그런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
결혼도 해야 하고, 좋은 직장에, 좋은 차에, 집에, 돈에, 등등등
이게 온전한 내 삶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껏 걸어온 길을 보면, 그냥 성탄절에 인파에 휩쓸려 어디론가 밀려다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나도 거기에 휩쓸리면서도 나자신을 그리로 내몰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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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자살'을 언급한 사람들은,
굉장히 나르시즘적인 성격을 갖는 것 같다. 자기 자신을 너무너무 지나치게 사랑해서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는 느낌.
난 그정도는 아니라서 나름 그쪽으로는 평생 건강할 것 같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쓰는 글이구나.
쉽지 않아요.
추리소설
기타
문자 메시지
어제 효준이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나한테 오지 않은 걸 보고, 어;; 이상하다 싶었었다.
알고보니 수신함이 가득차 있었던 것.
이놈의 폰은 가득찼다고 경고도 안해주고;;
요 며칠간 받은 문자는 모조리 씹었겠구나. 싶더라
에잉 몰라